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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와 감독,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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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김인욱 감독, 박지혜 배우 인터뷰

감독
김인욱 (kim inwook)
배우
박지혜 권서하 유성간 최우정
시놉시스
아파트에 살고있는 두 자매. 청소년인 동생이 한밤에 집을 나가고, 언니 혼자 남게된 집안에 괴한이 들어온다. 동생을 납치한 괴한으로 부터 동생을 구하기위한 언니의 처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감상
https://bit.ly/3bRPfcU

<언니> 김인욱 감독, 박지혜 배우 인터뷰


문제 의식에 도전하고자 하는 영화는 항상 논쟁이 되기 마련이다. <대부>, <택시 드라이버>, <똑바로 살아라> 모두 고전이 된 작품들이지만, 극중에서 다루는 범죄, 폭력성, 인종 문제에 관한 논쟁으로 시끄럽게 만들었던 영화들이다. 최근 국내영화 <도가니>, <뫼비우스>, <신세계>, <귀향>도 마찬가지였다. 제작 방식에서 있어 자유로운 단편영화 경우라면 역시 만만치가 않다. 지금 거장이 된 나홍진, 조성희 감독 초기 단편 <한>과 <남매의 방> 역시 내용 면에서 묘사 면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 폭력의 과정을 롱테이크로 촬영해 관객의 심기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언니>가 등장했다. 집에 혼자 남은 언니가 낯선 자들의 침입을 받아 성폭행을 당하던 끝에 이 모든 게 동생의 계략임을 깨닫게 되는 잔인한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제 씨네허브 유튜브 채널 내로부터 큰 논쟁을 일으키며 들끓었다. 그런 점에서 처음에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느꼈다. 이 논쟁을 안전하고 명료하게 일축시키고 싶었던 한편 감독과 배우에게 있어 불편하게 하지 않을 수 있을지가 자신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만난 두 사람은 주관이 뚜렷하면서 유연한 사람들이었다. 작품을 연출한 김인욱 감독도 영화의 논쟁점을 직시하고 있었고, 현실에서도 벌어져 영화의 원안이 되어진 청소년 범죄 문제에 대해 그 심각성을 절실히 알리고자 한 의도를 명확히 설명해주었다. 그러면서도 그 어려운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들을 먼저 챙겨주고자 한 마음가짐 역시 보여주었다. 박지혜 배우도 똑같이 영화가 다루는 문제를 직시해 당당하고 용기있게 역할에 임하였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 둘이 서로를 만났으니 이 작품이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촬영되며 진실성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평단계에서 영화가 문제성을 다루는데 관객부터 당사자들을 자극시키지 않아야 할지 그럼에도 그 끔찍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오랜 논쟁이, <올드보이>부터 최근 <기생충>까지 한국영화 속 과격한 폭력 묘사에 관한 찬반 논쟁과 엮이며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현황이다. 이번 인터뷰에서의 둘의 의견을 통해 이 논쟁의 전환점을 맞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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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김인욱 감독(이하 ‘김’) :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 <언니>를 연출한 김인욱 감독이라 합니다. 반갑습니다.

-박지혜 배우(이하 ‘박) : 저는 <언니>에서 주인공 윤지 역을 맡은 배우 박지혜라 합니다. 반갑습니다.



공동 질문



2. 서로 만나 함께 작품을 하게 된 계기는?


-김 : 박지혜 배우님과는 오디션을 통해 만났습니다. 오디션 당시 300여 명의 지원자가 있었는데, 여배우들 중에서 가장 먼저 오디션을 보셨고 인상에 많이 남는 연기를 보여주어 캐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박 : 오디션을 통해 감독님과 처음 만나게 되었고, 영화 전체를 롱테이크로 촬영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져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3. 현장에서 서로 간의 협업은 어떠했나요?


-김 : 저희 영화가 급속도록 진행이 되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을 시작하게 되기까지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우선 박지혜 배우님 부터 다른 배우 분들을 오디션을 통해 만나고 한 달 반 동안 연습을 진행하여, 서로 동선 부터 리액션까지 완벽한 호흡으로 연기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제가 연극 경험이 있는데, 실제로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게 리듬이라는 점에서 감독의 참견 없이 완성될 수 있는데 집중했습니다.


-박 : 저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의 관계, 신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작업을 준비하며 대화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감독님께서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그래서 제 생각을 더 쉽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고요. 캐릭터에 대해서도 대화를 많이 나누고, 롱테이크 촬영에 있어서도 이런 저런 준비가 많이 필요한데 잘 이끌어주셨어요. 그래서 극중 노출이나 겁탈 당하는 씬을 촬영하는데 있어 어려움이나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해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고민이나 어려운 과정이 많았던 만큼 굉장히 좋은 작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김 : 사실 배우가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완벽하게 찍어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배우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우선순위에 두고 자주 서로 얘기를 나누며 작업해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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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욱 감독



4. 영화 아이디어의 시작은?


-시작은 영화 프로듀서를 맡았던 지인이 처음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저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지인이자 친구로서 하루가 멀다 하게 통화를 하며 여러 아이디어를 토론하는데, 어느 날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카페에서 다른 글을 쓰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쓰고 있던 글을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그 자리에서 네 시간 만에 시니라오를 써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도 아이디어의 기반이 된 관련 기사들과 자료들을 찾아서 제게 제공해줬습니다. 


그 자료들 가운데 13년과 14년도에 발생한 영화와 비슷한 사건 기사들도 있었는데, 왕따 사건이었어요. 예전 왕따는 그저 집중적으로 괴롭히거나 고립시키는 정도였다면 최근에 와서는 범죄가 더욱 과감해지고, 성매매까지 시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쩌면 시간이 지나 더욱 인간성이 상실된다면 결국에는 우정을 버리는 정도가 아니라 가족까지는 버리는 상황까지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됐고 이를 경고하고자, 그때 느낀 심각성을 담아 더 과감하게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각색 작가에게도 맡기고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시나리오를 완성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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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영화 전반이 롱테이크로 촬영되어 폭력의 전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그 연출의 의도를 말씀해 주세요?


-보통 커트 방식으로 영화 속 사건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전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잖아요? 그러다 이런 상상을 하게 됐어요. ‘이 사건을 롱테이크로 촬영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강제로 영화 속에 들어오게 하면 어떨까?’ 우리는 현실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기사로만 읽어봤기 때문에 그런 사건이 일어났다고 인지하기만 하지, 그 심각성은 상상만 해볼 뿐 실제로는 잘 모르게 되잖아요? 


그래서 좀 위험한 방법일 수 있으나, 일종의 충격요법으로서 관객들을 그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동반해 마치 그 상황 안에 함께 있는 것처럼 만들어, 이 일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또는 그 일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심각성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있긴 있어요. “왜 이렇게 잔인하게 만들었냐? 등등” 하지만 저는 그것이 굉장히 좋은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보고 비난하는 만큼 그런 사건에 대해 자기 일처럼 여기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에, 아직까지 사회가 건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촬영 전 배우분들과의 오랜 연습에서 롱테이크 촬영 동선에 대해서도 연습이 있었는지?) 그렇죠! 전부 계획했죠. 촬영 전 동선을 미리 짜보는 프로그램도 사용해보고, 연습하는 기간 내내 제가 직접 핸드폰으로 촬영하며 배우들이 카메라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움직이는지, 시선은 어디에 두고 자신은 어디로 움직이는지 전부 계획했죠. 예를 들어 영화 후반부에 경찰이 들어와 윤지를 취조하는 장면이 있는데, 경찰이 취조 후에 친구들을 데리러 현관문을 열로 나갑니다. 그 사이에 세탁실 문이 열려있는데, 그 문을 닫고 지나가는 사소한 행위도 저희가 모두 계획했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런 이유로 단 한 장면도 애드리브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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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국 여동생에 의해 벌어지는, 가족의 배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연출의도에서 어머니의 편애에 의하여 생겨난 배경이라고 밝히셨지만, 그 소재의 의도부터 (영화처럼은 아니더라도) 실제로 갈등이 도사리기는 하는 가족이라는 관념에 대해 감독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지금의 청소년들은 범죄 여력을 가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편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가 언제 어떻게 범죄를 저지를지 생각하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저는 가장 무서운 것이, 우정을 배신하는 일은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가족을 배신한다는 건 쉽게 있을 수 없는 일이어야 되잖아요? 


영화로는 범죄에 집중해서 보게 되지만, 제가 직접 미술에도 참여해서 집 안 배경에 엄마가 어떻게 언니와 동생을 차별했는지 엄마는 출연하지 않고 미장센으로만 범죄의 발단을 심어봤습니다. 결국 동생은 더 이상 진짜 가족이 가족이라 느껴지지 않게 되고 다른 무리로 이동해서 새로운 가족을 찾아가고 그 새로운 가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원래 있던 가족을 희생시키는 이야기가 됐죠. 물론 영화지만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미리 대비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이를 보고 심각성을 느끼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가족 관계를 암시할 수 있도록 직접 설계한 미술로 어떤 요소가 있었는지?) 촬영 전에 배우들과 함께 공원등 여러 장소에 가서 다정했던 과거 자매의 사진들을 찍고 어린 시절 사진들도 가져와 집 안을 장식하는 식으로 세팅했습니다. 원래는 이 두 자매가 서로 친했었다는 인서트를 찍어 놓으려 했었으나, 영화 전체가 롱테이크인 상황에서 인서트를 삽입할 수 없으니, 그렇게 사진으로 지나가듯 보여주며 정보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가족사진이 2~3초 정도 등장하는데, 그 안에서 언니는 웃고 있고 동생은 무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엄마는 언니만 안고 있죠. 차별이죠. 그렇게 이 가족이 어디서부터 붕괴되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또한 극 중에 엄마는 야간근무를 나가 저녁으로 치킨을 냉장고에 넣어 놨으나 자매 둘이 같이 먹으라 하지 않고 큰 딸만 먹으라고 메모를 남겨 놓는 설정으로도 차별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공간 분리적인 설정에서, 윤지가 있는 곳은 정리된 넓은 거실이고 민지가 있는 곳은 지저분하게 어지렵혀져 있는 작은 방으로 자매간의 심리 역시 비추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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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용한 촬영장비 및 편집 프로그램은?


-카메라는 레드 에픽으로 촬영했습니다. (혹시 스테디캠이 동원되었거나, 원 컷이나 NG도 많이 있었는지? ) 모두 스테디캠이 아닌 핸드핸들로만 촬영을 했습니다. NG도 워낙 길게 촬영을 하다보니, 실수도 많았고 결국 아홉 테이크나 촬영해야 했습니다. 일화 중엔 촬영이 끝나고 촬영감독님의 팔이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는 고통도 겪어야 했죠. 완성된 영화가 아홉 번째 컷입니다. 그 직전 여덟 번째 컷의 경우는 카메라가 오랜 촬영으로 열을 받아 스스로 셧다운 되기까지도 했죠. (웃음) 


조명의 경우, (실내 촬영이고 롱테이크 촬영이니) 큰 조명 기기들을 설치할 수가 없으니까 가능한 숨길 수 있는 작은 공간에 작은 조명들을 설치하고, 각 순간마다 켜야 할 조명들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타이밍을 맞춰 나갔습니다. 특히 경찰들이 들어오는 순간에는 그 타이밍 맞춰 흰 색 톤 조명을 켜고, 카메라도 미리 그 변화에 맞춰 심도 조절도 사전에 계획해 놓았습니다. 편집은 프리미어 프로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롱테이크다 보니 편집은 사실상 의미 없었습니다. (웃음) 그러나 물론 화면 사이드에 스텝의 발이 살짝 보이는 순간이 있었는데 긴 시간 조금씩 화면을 확대하여 감추는 방식으로 처리하였습니다. (그외 색보정 등에서는?) 색보정은 파이널 컷으로 사전 작업 한 뒤 DI 전문업체에 맡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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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배우



8.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첫 인상은?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영화를 그렸을 때 ‘과연 이걸 롱테이크로 찍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긴 했어요. 배우들간의 호흡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대부분 윤지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렇지만 윤지라는 인물에게 흐르고 있는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인물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잘 표현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9. 끔찍하게 강간을 당하고 가족에게 배신까지 당하는 고통스런 역할을 맡았는데, 그 점에서 촬영 전 두려움은 없었는지, 그럼에도 도전하고자 한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극 중에서 강간을 당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두려움보다는 그 순간의 감정 상태를 내가 어떻게 느끼고 표현해야 잘 전달이 될 수 있을지가 걱정되고 두려웠어요. 장면을 끊어가지 않고 그 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기에 많은 분들께서 불편해 하시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보고자 했던 생각이 강했고, 이 어려운 걸 뚫고 나가 잘 해냈을 때, 어떤 방향으로든 내가 더 성장해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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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극 중에서 각자 강렬하게 대립하는 역할의 다른 배우들과 협업은 어땠나요?


-영화는 극중에서 일곱 명이 등장하는데, 배우들과의 앙상블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절대 완성될 수가 없는 영화였어요. 그래서 서로 자주 만나서 공연 연습을 하듯 밀도 있게 연습하였습니다. 그렇게 촬영까지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또 모두 한 두살 터울이어서, 어려움 없이 친구처럼 함께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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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질문



11. 실제로 본 영화가 폭력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어 다소 논쟁이 되기도 했고, 이 외에 최근의 <한공주>, <귀향>, <신세계> 등 국내외 여러 작품들이 폭력성부터 현실 문제를 보여주는데 있어 비평가들 사이에 긴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입장에서 이 화두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김 : 3년 전 만들 당시 제 생각은, 당하는 사람은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마치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처럼 그 고통 속에 계속 시달리고 있는데 보는 우리 입장에서 그 일을 편집된 영상으로 본다면 그 고통을 똑같이 느낄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 고통을 알아야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고, 또 공감하고, 그렇게 그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폭력의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줘야 실제 그 고통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실질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한 마음을 가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거라 저도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더 두려운 건 영화 속 일이 진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 두렵겠죠. 범죄가 일어나는 데는 수 만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 속에서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자기가 소외된 것 같다 느끼는 편견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족, 집단을 찾아 나서고, 그 집단에서 인정받고자 소위 쎈 척하며 내기를 하고 범죄에 가담하면서 비극이 일어나게 되죠. 혼자 서는 절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없을 테고요. 그리고 그렇게 새로 형성된 집단은 서로를 의지하며 그런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계속해 나갈 겁니다. 


이러한 범죄의 과정을 이번 영화에 모두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심지어 마지막에 언니가 죽고 난 뒤 “언니를 왜 그렇게 했느냐?”라는 질문에 민지는 “그냥”이라고 대답하고 맙니다. 더 섬뜩하게도 실제로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범죄를 행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죠. 아직 인지가 더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더 관심을 갖고 올바른 길로 안내해 줄 수 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런 영화의 연출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라 볼 수 있겠군요.) 

그렇죠. 마침 이 영화를 내용 상과 불문하고 직접 청소년 관람불가로 등급을 걸어 놓았습니다. 어른들이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하고자 했기 때문이죠. 그를 청소년만의 문제라고 꼬집지 말고 이를 직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어른들이 보고 이 아이들을 바꾸어 주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박 : 연출자와 배우가 가져야 할 사명감 중 하나가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잘 꼬집어 세상 밖으로 드러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는 그것들을 작품 안에서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피해자의 당시 감정과 고통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이 항상 어렵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쉽게 꺼내려 하지 않는 사회적인 이슈나 사건들에 대해서 대중들이 그것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저희가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과장이 들어가면 안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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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촬영 중 각자 기억남는 에피소드


-박 : 하루 안에 촬영을 해야 했는데, 제가 맞는 장면에서 여덟 테이크까지 가다 보니 나중에는 너무 맞아서 두통이 심하게 오더라구요. 물론 사전에 서로 정도를 조율하며 촬영해 나갔지만, 인내심이 좋은 편인데 머리가 울려서 연기를 못할 지경이었어요. 그렇게 여덟 테이크까지 가고 휴식 시간에 뻗어있던 참에, 감독님께서 오셔서 “그만 찍자. 영화를 접자. 네가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찍어야 되는 영화는 아니니까. 영화보다 사람이 중요하니. 지금까지 찍은 것만으로 잘 편집해 볼게.”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김 : 물론 영화가 롱테이크 컨셉인데 편집할게 있느냐가 문제지만요. (일동 웃음)) 그 말을 듣고 영화가 애초 롱테이크 컨셉으로 출발하였으니 포기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나 하나 때문에 영화를 편집하게 할 수 없으니,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해보겠다 얘기하고 다시 촬영하고자 일어났어요. 그렇게 아홉 번째 테이크에서 오케이가 났어요. 그 순간이 아직 까지도 기억납니다.


-김 : 저도 많은 순간들이 기억 남는데 가장 묵직이 기억 남는 에피소드는, 롱테이크 끝에 엔딩으로 윤지가 떨어져 있는 장면을 찍을 때였습니다. 당시 아파트 밑에서 윤지 대역인 조정은 배우께서 대기하고 계셨는데, 무전을 받으면 타이밍에 맞춰 바닥에 누워 죽어 있는 모습으로 엔딩을 촬영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배우가 분장을 하고 바닥에 누워있는 광경을 보고 아파트 주민분이 신고를 하신 거예요. 그래서 소방차와 경찰차가 출동까지 하는 상황이 오게 됐습니다. 


물론 저희가 사전에 아파트 측에 허가를 받고 공문도 여기저기 붙여서 주민 분들께 미리 알려 놓고 촬영했으니 큰 문제는 없었지만, 만일 저희가 아파트 내에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큰 실례를 끼치고 영화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소방차, 경찰차가 왔을 때도 PD가 아직 공문을 모르시는 분께서 신고를 하신 것 같다며 잘 말씀드려서 해결하였습니다. 그때 그 소동으로 출동하신 경찰과 소방관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영화와 다르게 그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바로 신고를 해주신 주민분도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영화가 한국 사회가 무관심하다는 생각에서 찍게 된 영화인데, 이번 일로 오히려 관심이 아직 있다는 생각을 받아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촬영 장소는 어디인가요?) 

조감독의 집에서 촬영하였습니다. 원래 제가 원하던 아파트 공간 구조가 있었습니다. 문과 베란다가 관통되는 구조에 방이 두 개 이상이면 안 되는 비좁은 조건을 원했고, 영진위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로케 자료들을 보며 적합한 장소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조감독 친구의 집을 보게 되었고, 고민하던 그에게 “이 집 밖엔 답이 없다. 내가 원하는 구조는 이거 밖에 없다.”고 설득하여 촬영을 허락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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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각자에게 영감을 주는 요소나 존경하는 롤모델


-박 : 저는 김소진 선배님이랑 장영남 선배님, 전도연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김소진 선배님의 영화도 좋아하지만, 따로 공연도 찾아서 보러다녀요. (웃음) 책을 읽거나 좋은 연극을 보고 좋은 영화를 보는 것이 저에게 있어서 가장 훌륭한 자극이자 영감이 되어요. 


-김 : 저는 보통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책이나 기사에서 영감을 자주 얻습니다. 간혹 책을 보다 전혀 관련 없는 문장이나 단어들을 보고 갑자기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고 거기서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방식이죠. 그리고 좋아하는 감독님들로는 모두가 좋아하는 박찬욱, 봉준호, 나홍진 감독 이 세분의 영화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영화도 이 분들 색깔이랑 비슷한 것 같다 느껴지네요. (웃음) 특히 그분들은 영화를 찍을 때마다 항상 최신작들이 최고의 영화로 주목을 받아진다 생각해요. 물론 전작들도 모두 명작들이지만, 지금 봉준호 감독님은 <기생충>이, 박찬욱 감독님은 <아가씨>, 그리고 나홍진 감독님은 <곡성>이 각기 필모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떠올랐잖아요. 그렇게 계속 차기작이 나오기를 기다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존경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번 제 영화에서 경찰이 갑자기 넘어지는 장면이 봉준호 감독님에 대한 오마쥬였습니다.



14. 두 분의 작품을 상영하는 씨네허브 플랫폼에 대한 의견은?


-박 : 사실 독립영화를 일반 관객들이 볼 수 있는 여건이 잘 안 되어 있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제가 출연한 독립영화를 보고 싶다고 해도 쉽게 보여줄 수 가 없어요. 그 파일을 대량으로 보낼 수도 없고 세상에 있는 수많은 독립영화들을 다 찾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는 이 씨네 허브라는 플랫폼을 너무 좋아하고 또 앞으로 더 잘 됐으면 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좋은 독립영화들과 좋은 배우들 프로필들이 많이 노출되기를 바래요. 그래서 많은 감독님들이 씨네허브를 보고 배우들을 캐스팅할 수도 있는 커뮤니티로 잘 성장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작은 독립영화들도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 잘 발굴해서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김 : 씨네허브가 정말 좋은 점은, 보통 단편영화가 영화제 등으로 공개되며 대부분 영화인들만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플랫폼이 생김으로써 일반 관객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단편영화도 극장에서 개봉하는 상업 영화들처럼 시작하는 감독들에게 좋은 자리가 되어주고, 공개된 자리인 만큼 일반 관객들에게도 평가 받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 인가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엄청난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너무나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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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차기 계획과 함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박 : 저는 영화 작업과 연극 작업을 계속해서 하고 싶어요. 다양한 활동으로 더 많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웃음)


-김 : 이번 작품 이후 지난 3년 동안 오로지 시나리오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다수 무명 감독들의 생활이 여유롭지 않잖아요. 나아가려 해도 기회가 좀처럼 생기지 않기도 하고, 그런 가운 데서도 잘하시는 분들도 많기에 정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나리오 작업부터 해나가면서, 지난 3년 동안 몇 작품을 써냈고, 상업 장편으로도 시나리오를 준비해 투자 컨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이동준 



영화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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