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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 심재후 감독 인터뷰

감독
심재후 (Sim jae hu)
배우
민소정 김철윤 오지영
시놉시스
고1부터 수능 D-66까지 집이 앞임에도 기숙사에서 살아온 은지는 지진이라는 소동을 겪으며 거대한 모순들을 보고 곪았던 마음이 터져 학교와 어머니에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한다.
영화감상
https://bit.ly/2Cplrb6

<내가 사는 세상> 심재후 감독 인터뷰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고 있다면 계속해서 지적되어 온 안전에 대한 진지한 인식, 즉 ‘안전 불감증’에 대한 논쟁을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94년 성수대교 붕괴, 95년 삼풍백화점 붕괴, 99년 씨랜드 수련원 화재, 


그리고 모두에게 가장 큰 트라우마를 남겨준 14년도 세월호 참사까지 해 철저한 안전 인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으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게 정석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여타 국가들에 비해 대응책이 뒤늦고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계 에서도 이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 여러 번 다뤄져 왔다. 


<해운대>, <터널> 같은 재난 블록버스터에서는 물론이요, <청포도 사탕>, <벌새> 등 작은 규모의 드라마에서도 그 트라우마를 직접 다루며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작품 <내가 사는 세상>은 볼거리나 트라우마를 내세우진 않지만 보다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한다. 


사실 극중에서 비극이 벌어지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태도 간의 충돌을 직접 그려 보인다. 그 점에서 끔찍한 장면들이나 정서적 고통보다 더 현실적이고 처절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많은 대사들이 오감에도 적절한 대사들을 선택한 각본과 타이트한 연출이 훌륭한 작품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를 펼쳐 내보인 심재후 감독과의 인터뷰가 정말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심재후 감독은 현재 군역의 의무 수행 중인 관계로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다. 역시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군역의 의무를 다하는 바쁜 와중에서도 친절하게 연락을 받아주고, 질문들 하나하나에 작품에서 보여준 촌철살인 식으로 시원하게 답해주었다. 


이런 그에게 아낌없는 감사를 전하며 더 성장한 모습으로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보여주기를 기다려 본다. 그라면 차기작은 더 훌륭한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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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후 감독
 


1.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내가 사는 세상>에서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심재후입니다!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에 다니다 휴학을 하고 현재는 군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 연출자 및 드라마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2. 작품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아이디어의 시작은 ‘경험’이었습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5.8의 지진이 일어났고 광주에서는 여진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고 3이었던 저는 학교 시스템에 대항한 은지보단 갈팡질팡하는 학생들처럼 행동했습니다. 


지진이 일어났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생님의 '크게 흔들린 것도 아니니까 나가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라'라는 말씀만 남기셨습니다. 대처에 모순을 느꼈지만 당장에 할 수 있는 건 없고 대학 입시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바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미지의 위험은 감수하자는게 대부분 학생들의 생각이었습니다. 


후에 다시 지진이 왔지만 학교는 저희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았습니다. 큰 지진이 아닌 애매함이 오히려 불안함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날 밤, 뉴스를 보고 전국 고등학교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학교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말을 무시하고 평소 지진대피훈련처럼 스스로 대피했다고도 합니다. 


대피를 하지 않고 공부만 시킨 당시 일에 대하여 지진에 대한 피해가 별로 없는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안일한 대처였다는 지적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거기서 저는 우리가 조금 더 스스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지진에 대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반복되는 모순, 잘못된 것들에 대한 제 나름의 목소리를 내보고 싶었고 그래서 은지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내가 사는 세상>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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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극중 주인공으로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신 민소정 배우님부터, 그와 불꽃튀는 연기를 보여주신 선생님역의 김철윤 배우님과 엄마역의 오지영 배우님의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내가 사는 세상>을 쓸 때 선생님 역에는 김철윤 배우님을 생각하고 썼습니다. 이전에도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있어서 연기가 훌륭하다는 것은 알고 있고 카리스마가 강하고 워낙 연기 스펙트럼이 넓으신 분이라 작품 시작 6개월 전부터 함깨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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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캐스팅에는 철윤 배우님께서 민소정 배우님을 추천해주셨습니다. 프로필부터 연기 영상까지 다 보고 대본리딩을 했을 때 소소하지만 응어리진 마음을 강력하게 표현하는 면에서 ‘은지’ 캐릭터에 딱 맞아 캐스팅했습니다. 발성부터 이미지까지도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엄마역의 ‘오지영’씨는 필름메이커스를 통해 캐스팅 했습니다. 오디션을 봤는데 인물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고 상황과 대사에까지 다양한 해석과 자신의 생각을 말씀 주시더라구요. 또 민소정 배우님과 합이 잘 맞는 모습도 오지영 배우님을 캐스팅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4. 그렇게 만나시게 된 배우들과 현장에서 협업은 어떠셨나요?


-현장에서 그 인물의 감정을 말씀드리며 연기 지도를 했고, 대사의 본질을 흐트리지 않는 선에서 애드립과 수정을 자유롭게 했습니다. 주연 배우님들(민소정 배우님, 오지영 배우님, 김철윤 배우님)과는 동선과 대사의 디테일 부분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서로가 동의하는 부분에 따라 현장에서 즉석으로 추가, 수정한 대사 및 행동들이 있었지만 배우님들이 잘해주셔서 좋았습니다. 학생 단역분들은 제작부원들의 친구들을 섭외했습니다. 현장에서 촬영감독이 구도를 잡으면 저와 조연출이 상황을 말해주는 식으로 촬영을 진행해나갔습니다. 힘들었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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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연출의도로 한국 사회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고라 밝혀주셨고, 영화에서는 그 원인을 학업주의로서 시스템 유지라고 결론지어 보여주셨습니다. 그 결론으로 도출하게 된 생각의 과정이 있으셨다면?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 안전에 대한 세대 간에 각자의 생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건드리면 좋은 갈등이 될 것 같았고, 그런 갈등을 가장 두드러지게 잘 표현할 수 있는 곳이 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반복되는 모순에 ‘어른들의 말은 과연 무조건 옳은가?’라는 의문을 품게 됐고, 그것이 곧 메세지가 되어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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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또한 인물 드라마 면에서 보자면, 영화는 은지가 걱정하던 논술에 트게 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설정 아이디어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캐릭터 드라마 설정은 고등학교 시절 '교지 편집부'에서 일할 때 있던 선배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지 편집부에 들어와 학생들을 취재하는 역할을 했는데, 교지 제작을 총괄하는 분이 고3 이였습니다. 


공부도 잘하시고 입시 준비를 하시느라 바쁘실 법도 한데 절대 어떤 일도 넘기지 않고 자기 일을 해내셨습니다. 나중에 그 분이 졸업하실 때 여쭤봤는데 자신이 공부하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자 하기 위함인데, 그 길로 가는 일을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은지가 극중에 교지 편집도 논술에 해당한다고 말하는 설정이 그때 선배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은 장면입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단순히 수동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 나도 저렇게 능동적인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땐 단순한 존경심이었는데 <내가 사는 세상>을 기획할 땐 캐릭터에 대한 영감으로 바뀌어 ‘은지’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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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찌보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선생님과 엄마로서 기성세대, 그에 의심하고 본인 의지로 거부하는 은지로서 신세대 간의 갈등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안전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들이 세대갈등에 기반되어 있는데,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이있으시다면?


-세대 간의 이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다 앞서나가 문제를 직시하고 서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8. 이 외에도 낮은 채도 및 강한 명암대비 영상과 함께 찹쌀떡 농담 장면이나 갑자기 크게 들리는 사운드효과와 같이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까지 공포물 같은 연출도 눈에 들어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시 이도 의도하신 연출이신지?


-낮은 채도와 강한 명암대비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고백>을 참고했습니다. 주인공의 압박감을 나타내는데 집중했고 그런 주인공의 심정을 장소가 가진 색감과 분위기로 간접 표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학교도 밝은 곳보단 어두운 곳을, 교복도 회색 계열로 골랐습니다. 색보정에서 대비를 주니 훨씬 명암대비가 잘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찍을 땐 몰랐는데, 후반작업에서 왠지 공포적인 화면, 연출이 저도 보이게 되었습니다. 부모님한테 스틸컷을 보내드렸는데 혹시 여고괴담을 찍었냐고 물어보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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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 촬영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지진이 일어나고 학교를 뛰쳐 나온 은지와 다시 학교로 돌아가라는 엄마의 갈등 장면을 촬영할 때였습니다. 당시 1월로 가장 추울 때였는데, 작품의 배경은 9월 중순이라 의상은 춘추복이어서 배우님들께서 고생하셨습니다. 한 테이크 찍고나서 담요랑 패딩 덮어드리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제자리 뛰기로 열을 내시던 민소정 배우님부터, 빨리 끝내자고 할 법도 한데 오히려 연기를 더 열심히 하려는 배우님들의 모습이 인상 깊어서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10. 촬영장비와 주요 조명기기, 편집 프로그램은 어떤 것을 사용하셨나요? 


-촬영 장비는 캐논 C100 마크2를, 조명기기는 야외씬에서는 HMI, 젬볼 등을 사용했고 실내씬에서 LED 기본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편집 프로그램은 다빈치와 프리미어. 색보정은 레드자이언트(Red Giant) 사의 매직불랫(Magic Bullet)을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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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평소 영감을 주는 대상 혹은 롤모델이 있다면?


-영감을 주는 대상은 주변 사람들입니다. 저와는 다른 주변 사람들을 보며 성격을 분석하고 캐릭터로 만들면은 좋을 법한 사람들을 노트에 적어 놓습니다. 밥을 먹다가도 산책을 하다가도, 인물이나 상황이 떠오르면 메모하는 편입니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분은 봉준호 감독님입니다. 상업성과 작품성의 조화를 가장 잘 하시는 분이니까요.

 


12. 작품이 상영중인 씨네허브 플랫폼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작품을 홍보하는데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지인들 중에 씨네허브 플랫폼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고 또 영상제를 기획하는 분께서 이번 작품을 씨네허브를 통해 접하고 연락을 주신 경우들도 있었으니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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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차기 계획과 함께 마무리 인사 부탁드립니다.


-준비 중인 작품들이 많은데, 대부분이 지나간 날들에 대한 향수 같은 작품들입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나 <벌새> 같은 작품을 떠올릴 수 있겠네요. ‘사랑’을 테마로 작품들 역시 기획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 등... 무거웠던 <내가 사는 세상>과는 다르게 밝게 갈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세상을 조금은 더 밝게 그려보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이동준 


영화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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